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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쓰기특강

안녕하십니까? 제 4주차 강의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주 공부도 신나게 시작해야겠죠. 공부는 신나게 하는 게 참 좋습니다. 즐겁게 생각하면 참 즐거운 게 공부죠. 공부보다 더 즐거운 게 있습니까? 공부보다 쉽지 않은 건 없습니다. 이 세상이 다 어렵습니다. 돈 버는 것이 저는 제일 어렵더군요. 공부가 제일 쉬운 것 같아요? 신나게, 즐겁게 공부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시간 수업부터 정리를 좀 해볼까요? 지난 시간에는 리듬에 대해서 공부했죠. 리듬이란 주기적인 교체에 의해서 일어나는 율동적 현상이다.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물결이 밀려온다. 처얼썩 처얼썩 척 쏴. 주기적으로. 칙칙폭폭 칙칙폭폭. 뚜벅 뚜벅 뚜벅 뚜벅, 어른들의 발걸음. 이런 식으로 주기적인, 아이들이 추워서 몸을 움츠리고 동동동동 걸어간다. 이것도 일정한 주기죠. 주기적인 현상이죠. 이런 식으로 일정한 주기적인 현상. 왱 왱 왱 왱, 선풍기 돌아가는 소리. 이런 게 다 주기적인 현상입니다. 여기서 어떤 율동감이 만들어진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리듬 하면 반복을 먼저 떠올려야 됩니다. 이렇듯이 시간 언어의 율동적인 현상입니다. 자연히 그렇게 일정한 주기적 교체에 의해서 리듬감을 형성하듯이 시인은 언어의 율동적 현상이다.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그러면서 정형률과 내재율을 이야기했습니다. 우리 전통 시가는 정형률이죠. 일정한 형식이 있습니다. 정해진, 눈으로 드러난, 밖으로 드러난 형식이 있습니다. 그러나 자유시는 내재율입니다. 마음속에 일어나는 율동적 현상입니다. 겉으로 규격화 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내재율을 복잡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재율을 이루는 요소는 결국은 내재율 역시 일정한 가락을 타고 일어나는 운율적 현상이기 때문에 운율을 이루는 요소. 우리 언어가 가지는 운율적 요소가 있거든요. 이 언어가 가지는 운율적 요소를 알아야 된다.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운와 율을 나누어서 설명했죠. 운은 위치의 반복이다. 위치가 반복되는 겁니다. 첫 머리에 두운, 중간에 요운, 끝에 각운. 이렇게 위치가 어느 일정한 위치에서 반복되는 현상, 이것을 운이라고 그런다. 율은 뭐냐? 거리가 반복되는 거다. 일정한 거리가 반복되는 거예요. 똑같은 한 운보씩 이렇게 반복된다든가 일정한 거리, 이 거리는 심리적인 거리를 포함합니다. 두 자인데도 불구하고 네 자하고 똑같은 효과를 낼 수 있어요. 한 음보가 어떤 경우는 두 자고 어떤 경우는 네 자예요. 그런데 심리적인 거리는 두 자가 내 자의 효과를 내. 님아, 당신은 왜 갔습니까? 라고 해봅시다. 그랬을 때 님아는 두 자는 아니죠. 님아... 김지하적 표현을 하면 율여가 있잖아요. 님아... 하면서 이렇게 울림이 있다는 말이에요, 울림이. 율여가 있다는 말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님아는 두 자이되 주 자가 아니다. 네 자의 효과를 낸다. 이렇게 심리적인 거리입니다. 이 심리적인 일정한 거리, 이것을 율이라고 그런다. 그래서 율을 이루는 요소는 고저율이 있다. 그다음에 강약율이 있다. 그리고 음보율이 있다. 음수율이 있다. 이런 설명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3음보와 4음보의 차이. 이것도 중요하잖아요. 4음보는 두 토막의 중첩이죠. 반복이죠. 두 토막이 반복된 거다. 길게 이야기할 수 있다. 장중하다. 3음보는 날렵하다. 왜냐? 세 토막이기 때문에 한 토막이 외롭다. 그러니까 마음대로 변화할 수 있다. 이런 이야기까지 설명했던 것 같습니다. 이 시간은 시의 구조에 의해, 구조의 측면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대한민국 문학 교과서에서 시의 구조를 이야기하는 데는 하나도 없을 겁니다. 어떤 책도 시의 구조를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왜냐? 자유시는 시의 구조가 있을 수 없죠. 자유시는 자유로운, 분방한, 자유분방한 정신, 그리고 자유로운 사고에 의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런 자유의욕이 나은 게 바로 자유시이기 때문에 일정한 형식이라는, 일정한 구조라는 건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제가 왜 구조의 이해라고 이렇게 제목을 붙여서 수업을 하고 있느냐? 실제로 여러분들이 공부하는데 습작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구조인지 몰라요. 사실은 습작기 때 가장 많은 지적이 뭐냐면 양상이 통일되어 있지 않은 거예요, 시에서. 처음과 끝, 모든 이야기에는 시작과 끝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잘 어울려있지 않아. 완성도가 현격히 떨어지는 거죠. 이를 테면 다른 것은 대충 흉내 내서 따라갈 수 있어요. 그런데 이 구조가 탄탄하지 못한다. 그러면 안 돼. 그러나 구조를 찾아본다. 그러면 금방 시를 쓰죠. 습작기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구조가 중요합니다. 구조. 그래서 제가 구조. 그러면 도대체 자유시의 구조는 어떻게 공부해야 될 것인지 나름대로 한번 고민한 것이 이번 수업입니다. 이제 금방 이야기한 대로 전제입니다. 이 강의의 전제는 자유시라는 것은 일정한 시적 구조는 없다. 없습니다. 왜냐? 이 사회가 너무도 복잡해. 그렇잖아요.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우리들의 생활 체험이 다릅니다. 여러분들이 각자 생활 경험과 체험이 다 다른데 생활 체험과 경험이 다르고 여러분들이 개성이 다 다르죠. 개성의 시대 아니에요? 개성이 다 다르기 때문에 얼마든지 그 구조는 달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의상, 시 공부의 효율성을 위해서 지금 이 시간에는 시의 구조를 일정하게 도식화시켜서 한번 이야기해보는 거예요. 일정하게 규격화시켜보자. 그러므로 해서 우리가 좀 도움을 받아보자. 그리고 제 경험적으로 볼 때 시의 기량을 높이는 방법 중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 시의 구조를 찾아볼 줄 알아야 된다. 시의 구조를 이렇게 눈으로 찾아볼 줄 알아야 돼요. 구조를 딱 보면 이런 거구나. 대충 이렇게 알 수가 있죠. 그래서 많이 보는 사람, 탄탄한 구조의 작품을 많이 보는 사람이 당연히 글을 잘 쓰죠. 그런 점에서 시의 구조를 쳐다보고 만져보자. 이런 이야기입니다. 우리 시문학사에서 가장 시적 구조가 탄탄한 사람이 누굴까 한번 생각해보신 적 있나요? 그런 생각 잘 안 하시죠. 그러나 구조를 나름대로, 구조에 대해서 누구도 말하지 않지만 시적 구조를 나름대로 생각하면서 시를 한번 봐보세요. 그러면 어떤 시인이 가장 구조가 탄탄한가? 제가 볼 때는 미당이 으뜸입니다. 미당 시의 구조가 아주 탄탄합니다. 똑같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시작과 끝이 절묘하게 계산된 맞물림이 있어요. 그런 점에서 저는 그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리고 기존 서정시의 구조. 김수영의, 김춘수가 하는 고운이 하는, 신경님이 하는, 백석이, 또는 김소월의 작품의 구조. 이런 구조들이 다 있단 말이죠. 기존 시의 구조 유형을 잘 알아야 새로운 구조도 우리가 창안해 낼 수 있는 것이다.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릴게요. 구조가 얼마나 중요하냐를 제가 설명하기 위해서 이야기하는데 습작기 때 모든 사람은 흉내를 내면서 글을 씁니다. 자기는 하늘에서 툭 떨어진 존재, 그리고 타고난 천재. 사실 이런 것도 없어요. 타고난 천재도 과거의 것을 기대면서 넘어서는 게 천재입니다. 과거의 것을 기대면서 못 넘어서면 천재가 아니죠. 그러니까 천재는 하늘에서 뚝 떨어져서 지 마음대로 글을 쓰는 게 아니에요. 그런 점에서 볼 때 가장 쉬운 표절은 뭐냐? 구조의 표절이에요. 구조의 표절을 할 줄 안다. 이건 문학을 조금 빨리 기량이 늘어날 수 있는 요소가 있어요. 소지가 있는 사람이에요. 표현을 표절한다? 또 내지는 형식, 리듬을 표절한다. 이런 것보다도 구조를 표절한다. 구조의 표절이 가장 많습니다. 기성 시인들도 그렇습니다. 그런 점에서 구조가 얼마나 중요한 것이냐? 여러분들이 시를 쓰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구조에 집착할 줄 알아야 된다. 이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소설도 그렇잖아요. 구성이 제일 중요하지 않아요? 구성을 제대로 배워야지 소설을, 이야기를 끌고 가잖아요. 그래서 이야기의 짜임새가 튼튼하니 어쩌니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거죠. 그런 것처럼 시도 마찬가지다. 이런 것을 전제로 해서 이번 강의를 시작해보자면 시란 정서 흐름을 표출하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정서 흐름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논리를 갖춰야 합니다. 아이들이 이야기할 때를 봐보세요. 아이들이, 똑같은 아이들이 그래 너 오늘 뭐 했니? 하면 그 아이들이 하는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면 어떤 아이들 같은 경우는 논리적으로 이야기해. 시작이 있고 끝이 있어. 그런데 보통의 아이들을 한번 생각해보세요. 그런 아이들은 아주 뛰어난 아이들이죠. 말경이죠. 커서 말로 먹고 살 수 있는 아이들입니다. 보통의 아이들은 두서없이 막 이야기하잖아요. 자기 생각 나는 대로 쏟아내죠. 그러다보니까 무슨 말인지 잘 못 알아듣잖아요. 그러다보면 무슨 말인지 잘 못 알아들으니까 처음에는 그러니까 어쨌다고? 그 전에 어쨌어? 네가 학교 가서 무슨 일 있었는지 육하원칙에 의해서 이야기해봐봐. 이런 식으로 답답하잖아요. 재미가 없잖아요. 이런 것처럼 그러나 이야기를 잘 하는 사람은 처음에 시작할 때 이야기꾼들 보세요. 그러면 이야기 시작하기 전에 배경을 쫙 이야기해서 똑같은 귀신 이야기를 한다고 하더라도 갑자기 내 뒤에서 귀신이 툭 튀어나왔다. 안 무섭잖아요. 배경을 설명해줍니다. 이야기 시작할 때 배경을. 비바람이 몰아치는데 풀잎이 흔들리는데 그리고 캄캄한 칠흑 어둠 속에서 내가 걷고 있었다. 이런 배경 설명을 하는 거죠. 이야기, 이렇게 모든 이야기는 시작이 있는 거죠. 그리고 모든 이야기는 끝이 있는 거죠. 이것을 잘 논리적으로 설명하면 말을 잘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말을 못 한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겁니다. 그런 것처럼 시도 마찬가지다. 재미나게, 시를 재미있게 끌고 가려면 이야기에 두서가 있어야 되는 것 아니냐? 그런데 우리 시에서 전통적으로 정서 흐름을 표출하는 우리 시는 정서적 흐름을 표출하는 거잖아요. 논리를 표출하는 게 아니라 정서 흐름을 표출하는 것인데 정서 흐름을 표출하는 가장 전통적인 방식은 뭐냐? 기승전결입니다. 말할 것도 없이 기승전결입니다. 우리 고등학교 때 늘 배우는 게 기승전결 아니에요? 기 승 전 결. 기, 일어날 기. 일어날 기. 승, 이을 승이잖아요. 이을 승. 전, 바꿀 전. 구를 전이라고도 하죠. 전은 바꿀 전, 구를 전. 결은 뭐예요? 맺을 결. 기승전결이 가장 우리가 전통적인 방식이랍니다. 그런데 이 기승전결이 어디서 나온 거냐? 한시에서 나왔어요. 한시. 우리는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잖아요. 한시에서 나왔어요. 이 기승전결의 방식이. 지금 보니까 기승전결이 아무 것도 아니야. 아주 상식 같아. 그런데 이 기승전결이, 한시가 이런 기승전결의 구조를 갖추고 있는데 이 한시가 이런 기승전결의 구조를 갖추게 되기까지의 과정은 몇 년이 걸렸냐? 1500년의 역사가 있었다. 1500년 동안 끊임없이 시행착오를 했던 거예요. 그래서 그렇게 1500년 동안 끊임없이 시행착오 끝에 당나라 시대에 이르러서, 그래서 당시가, 당시 있잖아요. 여러분들 공부하면 당시 공부 많이 하잖아요. 당나라 시대에 와서 비로소 이 기승전결의 구조가 비로소 확립됐다는 거예요. 그러면서 시라는 이름을 제대로 붙일 수 있었다. 어쨌든 이렇게 기승전결,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이것을 갖추는데. 기에서는 보통 어떤 현상들이 일어나고 승은 어떤 부분이고 전은 어떤 부분이어야 되고 결은 어떤 부분이다. 이런 그래야 이야기가 짜임새가 있다. 그리고 이야기가 재미있다. 이것을 이야기, 이것이 유형화되는데 1500년의 역사가 있었다는 얘기예요. 조선시대가 500년, 고려시대가 500년, 그러니까 이런 조선시대 같은 게 3게의 시대가 있었던 거 아니야. 조선, 고려, 뭔 시대, 이렇게. 그 1500년의 역사가 있어가지고 당나라 시대에 와서 기승전결이 확립됐다. 왜 이런 말 여러분들 아시는지 몰라. 시조 있죠? 시조의 형석은 아주 간단합니다. 3 4 3 4, 3 4 3 4, 3 5 4 3. 아주 간단해. 3 4 3 4, 3 4 3 4, 3 5 4 3. 간단하죠? 그런데 이 간단한 구조가 기승전결로 이루어져 있죠. 이게 기죠. 이게 승이죠. 한시에서 영향을 받았을 테니까, 시조도. 기승, 우리나라는 초장, 중장, 종장에서 전과 결의 역할을 동시에 합니다. 그래서 종장이 중요하다고 그래. 시조가 죽느냐 사느냐는 결에 달려 있어요. 그런데 이 구조적 이해를 하는데도 구조적 이해를 하고 이것을 그래서 내가 생활 속에서 시조로 읊을 수 있을 때까지 몇 년 수련을 해야 된다? 최소 7년 수련을 해야 된다. 이해가 잘 안 되죠? 7년을 수련을 해야지 시조창을 읊을 수 있었던 거예요, 과거의 양반들이. 기생 앉혀 놓고 내가 시조창을 읊어. 벽계수가 황진희를 앉혀 놓고 시조창을 읊어요. 양반이, 양반 나부랭이가 되가지고 살려고 하면 7년간 시조를 수련해야 합니다. 형식 5분이면 우리가 얼마든지 익혀볼 수 있는 3 4 3 4, 3 4 3 4, 3 5 4 3. 말도 맞추기 쉬워. 하루에도 백 편씩 쓸 것 같아. 왜냐하면 글자가 너무 단순하니까. 그런데도 불구하고 시조창을 제대로 생활 속에서 그 상황에 맞게 읊어낼 수 있으려면 7년을 공부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건 뭐냐? 이 구조적 이해를 하는 데도 그렇게 어려웠다는 거예요. 왜냐? 예를 들면 종장 1음보가 왜 대부분 감탄사로 이루어져있느냐? 그리고 왜 종장 1음보가 중요하냐? 종장 2음조는 왜 3, 4조에서 유일하게 다섯 자냐? 이것을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려. 그만큼 이렇게 이런 단순한 시조의 형식 또는 한시에서 나온 기승전결의 이런 형식조차도 오랜 세월동안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검증된 것이다. 시행착오 끝에 나온 것이다. 그런 점에서 기승전결을 우리가 공부를 해봐야 됩니다. 자유시가 대부분 기승전결로 이루어져 있죠. 기, 일어날 기. 일어난 기니까 뭐야? 뭔가 이야기가 일어난다는 거죠. 시작된다는 말이죠. 그러면 이야기를 어떻게 시작하느냐? 어떻게 시작하는 것이 효과적이냐? 어떻게 시작하는 것이 흥미를 끄느냐? 이게 중요하잖아요, 기에서는. 정서를 일으키는 거니까. 왜냐면 시는 정서를 표출하는 것이거든. 그러면 정서를 일으켜야 돼. 이게 시의 도입부죠. 그리고 그것을 이어줘야 돼. 이것을 이야기를 살짝 일으켜놔. 시작했어. 그러면 이것을 이어줘야 돼. 정서를 좀 더 심화시켜야 되는 거예요. 그다음에 바꿔야 돼. 바꾸는 묘미가 있어야 돼, 이야기는. 아니면 이야기를 급속도로 끌어 올려야 돼. 그래서 이걸 절정이라고 그러잖아요. 소설적 용어죠, 절정. 절정으로 끌어올리는 겁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야기를 맺는다. 이게 기승전결의 구조입니다. 그래서 기는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하자면 이 이야기의 실마리를 꺼내는 지점이다. 그래서 대체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할 때 충격적인 요법으로 시작할 수도 있죠. 그런데 보통의 방법은 제가 아까 강의의 전제로 뭐라고 했냐면 정해진 형식 없습니다, 자유시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하면서 전제로 이야기한 거예요. 그걸 늘 염두에 두시고 들어야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해진 형식이 없기 때문에 어떻게 시작해도 상관없어요. 그러나 보통의 방법으로는 이야기의 실마리를 꺼내는 것이기 때문에 편하게 읽히는 것, 이게 중요하죠. 물론 충격적으로 시작해가지고, 예를 들면 그가 죽었다. 이렇게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평범하게 시작함으로 해서 편하게 독자들로 하여금 읽게 하고 진입하게 하는, 시에. 이것 중요하죠. 제가 아까 미당 서정주 시가 비교적 구조가 탄탄하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는데 미당 시의 특징 1. 시의 도입부가 아주 쉽습니다. 그냥 쉽게 누구나 진입하게 만들어 놨어요. 그냥 안녕히 계세요, 도련님. 이렇게 시작하잖아요, 춘향유문이. 안녕히 계세요, 우리가 일상적으로 하는 말이네. 안녕히 계세요, 도련님. 편지를 시작할 때 그렇게 쓰잖아요. 모두가 편지를 그렇게 쓰잖아요. 그런데 똑같은 춘향유문, 유문, 편지글을 시로 쓴다고 하더라도 편지글에서 늘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이렇게 시작하잖아요. 그런데 그걸 다르게 할 수 있지. 얼마든지 다르게 가볼 수 있어, 충격적으로. 또, 변형해서 갈 수 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당은 그렇게 가지 않는다는 거야, 시작할 때. 늘 평범하게 간다는 거예요. 그건 뭐냐? 쉽게 읽히게 된다는 거야. 쉽게 시에 진입하게 해야 되는 거예요. 시 장르의 특성인지도 몰라, 이것은. 시 장르의 특성이 뭐예요? 시는 독자가 한정되어 있다고 생각하기 쉽잖아요. 그리고 실제로 한정되어 있는 측면도 있잖아요. 우리 사천만 국민이 시를 즐기는 건 아니니까. 그리고 시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너무 많으니까. 그런 점에서 쉽게 진입하게 만들죠. 그런 점에서 이야기의 실마리를 꺼내는 게 기다. 그래서 보통의 방법은 편하게 진입하게 만들어준다. 그래서 일상적이고 평범한 진술로 시작하는 것이 보통의 경우다. 그런데 우리가 시작이 반이라는 속담이 있죠. 시작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시작이 흥미를 끄는 요소가 있어야 돼. 그래서 시를 보면 처음에 보통 현대시가 14행을 전후로 이루어진다고 흔히들 그러죠. 신춘문예 같은 경우는 14행이 대부분 넘습니다. 14행 전후로 대부분 신춘문예 당선작이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1부터 3행까지 시의 도입부가 대단히 중요해요. 1부터 3행까지가 처음에 시를 딱 읽어보고 1부터 3행까지 읽어보면 이 사람의 기량은 어느 정도인가를 알 수 있어요. 시를 많이 읽어본 사람은 대부분 그럽니다. 시의 서두를 딱 보고 넘어가버리는 경우도 많아요, 심사하는 사람들이. 서두 몇 줄을 읽었는데 이건 아닌 것 같으면 넘어가죠. 시작이 중요합니다. 시작이 반이라는 속담이 있듯이 시작이 곧 절반일지도 몰라요. 그러니까 시작이 대단히 중요하다. 시의 도입부가 좋아야 독자를 끌어들인다. 이런 이야기입니다. 시인들이 흔히 그런 말을 참 많이 해요. 시의 첫 구절이 시의 50%를 차지한다. 이런 말도 하죠. 그만큼 첫 구절이 중요합니다. 저만 하더라도 시를 쓸 때 시의 첫 구절이 나와야 다음이 흘러가. 첫 구절 만들기가 제일 어려워. 여러분들도 그러시죠? 무슨 글을 쓸 때든지 처음에 터지면 그냥 쭉 터지잖아요. 처음에 막히면 오래 가지 않아요? 읽는 것도 그렇데요. 읽는 것도 처음이 흥미롭게 내가 읽는 순간에 흥미롭게 빨려 들어갈 수 있어야 돼. 그래서 시가 쫙 이렇게. 그런 것처럼 기가 중요하다. 그 어떤 사건이 일어날 조짐이 보이는 게 기입니다. 그래서 중요하다는 거야. 뭔 사건을 이야기 해주는 거야. 현대시는 이야기시 중심이라고 제가 그랬죠? 리듬 중심, 노래시이라기 보다는 이야기시 중심으로 와 버렸어요. 우리 자유시는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이 이야기도 일정한 형식이 있고 일정한 구조가 있죠. 이 구조는 대부분 기승전결의 구조를 따라가죠. 이야기니까. 이야기시 중심으로 흘러갔으니까. 그런데 이야기니까 뭔 이야기를 하려면 어떤 대부분 사건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잖아요. 고은의 만인보. 만 편을. 지금 한 팔천 편정도 썼을 거예요. 이 많은 편이 대부분 사건 중심입니다. 찬찬히 보면. 그런데 사건이 시작할 때 그 무슨 사건인지는 몰라도 그 사건이 일어날 조짐이 서두에 보여주는 거예요. 그러니까 기가 중요하지. 이해 가시죠? 그다음에 이 기가 이렇게 이야기의 실마리를 꺼내는 게 기라면 사건의 조짐이 보일만한 게 기라면 그것을 이어주는 게 승입니다. 이야기를 조금 더 심화시켜 내는 것. 이야기를 펼쳐가는 것, 이것이 승의 지점입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기에서 아주 평범한 인식으로 시작하죠. 평범한 진술로 시작하죠. 그런데 이것이 조금 더 평범한 진술에서 심화된 진술로 가죠. 이야기를 전진시키는 거죠. 이해 가시죠? 평범한 진술에서 조금 더 심화된. 조금 더 구체화된 진술. 그러니까 이것은 실마리, 실마리, 이야기의 실마리다. 그러면 이 승은 뭐냐? 조금 더 구체화시킨다. 이거예요.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야기를 조금 더 구체화시키는 거죠, 구체화. 이게 승의 지점입니다. 기승전결에서 승이 그렇게 중요한 것 같진 않아요. 기나 전이나 결에 비하면 승은 그렇게 중요한 것 같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야기를 잘 이렇게 끌고 가는 중간 지점이기 때문에 나름대로는 중요한 의미가 있죠. 어쨌든 이야기의 실마리를 꺼내서 그것을 조금 더 구체화 시켜낸다. 조금 더 심화시켜간다. 이것이 승의 지점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영화로 따지면 슬슬 분위기를 고조시켜 가는 거예요. 처음에는 이야기의 실마리를 꺼냈어. 그런데 이걸 슬슬 고조시켜 가는 거예요. 끌고 가는 거야. 100m로 따지면 처음에 스타트 하면 한 10m 달리죠. 10m에서, 있잖아. 10m부터 속도를 슬슬 높이잖아요. 탄력 받기 시작하잖아요. 이런 것처럼 승은 그렇다. 전, 전이 중요하죠. 전환이니까. 바꿀 전, 구를 전이라는 말이야. 이야기를 계속 끌고 가면 재미가 없어. 그러니까 전환시키는 거야, 극적으로. 전환시키는 거야. 이야기를 살짝 바꾸는 거죠. 아니면 이야기를 최고 지점까지 끌어 올리는 거죠. 이게 전의 역할이에요. 전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전은 전환, 바꿀 전. 전환 또는 반전. 반전의 역할을 하는 것이 전이다. 그리고 최고의 절정으로 끌어 올리는 지점이 전이다. 그래서 기와 승의 지점에서 보여지는 이미지가 여기에서는 그 어떤 이야기를 시작하고 이어줬죠. 그런데 이것이 전에 와서는 대부분 시인들의 해석에 의해서 전환되어 버리는 거예요. 전환시켜 버리는 거예요. 뭔가를 바꾸는 거예요. 그것이 전의 역할입니다. 그래서 시인의 해석과 상상력에 의해서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 이 전의 부분이다. 그래서 시의 감동은 주로 어디서 나오냐? 여기서 나오죠. 절정에서 나옵니다. 절정까지 끌어올려 지니까 거기서 감동까지 오는 거죠. 이야기가 최고 지점까지 끌어올려질 때 감동이 오지 않겠어요? 영화도 그러지 않아요? 영화도 쫙 풀어가다가 어느 극적인 부분에 쫙 도달하잖아요. 이때 뭔가 찡하게 우리에게 울림이 오잖아요. 그런 것처럼 여기에서 주로 감동이 나온다. 분위기를 최고로 끌어 올리는 지점. 이게 전입니다. 결은 뭐냐? 이야기를 마무리 하는 것이 결이지. 그러면 이야기를 어떻게 마무리할 것이냐? 마무리가 무지 중요하지 않아요? 제가 이야기했잖아요. 시조에서 마지막이 전과 결이다. 이걸 동시에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시조에서 종장이 최고 중요하다. 이렇게 이야기했는데 결은 뭐냐? 이야기를 마무리 하는 거예요. 그러면 어떻게 마무리를 하느냐? 이것도 대단히 중요하지 않아요? 어떻게 마무리하는 것이 좋냐? 우리 전통적인 작법에서는 마무리의 묘미는 무엇이라고 설명하고 있느냐? 이야기를 시원하게 자기가 완벽하게 설명해서 해석을 해줬어. 그러면 자기는 시원해. 보통 습작기 때 나타나는 가장 많은 현상. 자기가 설명하고 해석하고 멋있게 마무리까지 시원하게 하는 거야. 화장실 가서 뒷마무리 시원하게 하면 기분이 좋듯이 뒷마무리까지 깨끗하게 하고 싶어 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어요. 글을 쓰는 사람들은 그래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런 경우는 버린다. 그러면 시가 망치는 거다. 그러지 않고 우리 결에서는 뭐라고 그러냐? 시원한 마무리를 이야기하지 않고 여운을 이야기하거든. 울림을 이야기하거든. 시에서는 울림과 여운이 있어야 돼. 마무리에서는 그걸 안겨주는 것이 이 결이다. 그래서 뭔가 마무리를 하되 여운을 주는 방법. 이게 결이죠. 이야기를 시작했으니까 끝은 어떻게든 맺는 게 결이에요. 결 지점은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지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원하게 지 맘대로 해석해가지고 설명까지 해주면서 독자를 가르치려 하는 것이 결은 아닙니다. 그러면 시가 망쳐집니다. 그러면 퇴작이라고 그러죠. 퇴작, 우스운 작품이 되는 거예요. 그러지 않고 마무리를 하되 이야기는 시작을 했으니까 이야기 마무리를 하는 지점이긴 하되 이 마무리가 왠지 그 어떤 여운을 주는 것, 그 어떤 울림을 주는 것, 김지하적 표현으로 하면 그 어떤 율여를 주는 거예요. 그래야지 내가 뭔가를 생각해보게 하거든. 미당으로 시작했으니까 미당으로 끝을 해볼게요. 미당이 구조를 제일 잘 갖춘다고 했는데 미당의 시는 쉽게 진입하게 만들되 절대 쉽게 빠져나가지 못하게 만듭니다, 독자를. 이 맺음시에서 그래요. 마무리에서 그렇습니다. 미당 시는 대부분 마무리에서 그 어떤 울림이 생기고 마무리에서 그 어떤 묘미가 있어요. 시적 묘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 마무리에서 쉽게 못 빠져나가게 만드는 거예요. 시원하게 해석을 해주면 독자는 알았다고 하면서 그냥 지나가버리지, 읽고. 그러지 않겠어요? 시를 읽고 시원하게 글 쓰는 사람이 설명까지 해줬어. 이야기를 끌고와가지고 이 이야기의 결론은 이거다. 그러면 이렇게 결론까지 시원하게 마무리 해주니까 독자는 그래 알았어. 하면서 지나가는 거죠. 그런데 미당은 그렇게 쓰지 않는다는 거예요. 어떻게 쓰냐? 뭔가 시의 마무리는 했대 독자로 하여금 생각해보게 하는 거죠. 그러다보니까 어떻게 되냐? 그걸 피드백현상이라고 그래. 피드백. 다시 읽어보게 만드는 거예요.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만드는 거예요. 시를 끝까지 읽고 다음 페이지로 지나가 버리는 게 아니고 끝까지 읽었는데 뭐지? 하면서 다시 보는 거예요. 그러면서 다시 생각해보는 것 아니야? 아니면 마무리에서 그 어떤 울림이 생기니까 그 현상을 다시 한 번 내 머릿속에서 피드백 해보는 거예요. 이게 뛰어난 마무리의 방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시의 맛은 어디서 나오냐? 마무리에서 나옵니다. 그래서 마무리가 대단히 중요하죠, 말할 것도 없이. 시적 마무리를 할 줄 안다. 그러면 이건 아주 좋은 시인, 또는 기량이 높은 시인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제가 여기저기서 많이 강의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게 뭐냐면 마무리 훈련입니다. 선생님, 마무리 훈련 공부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구조에 대한 설명도 안 해주는데 시적 마무리에 대해서 어느 책에서 이야기해 주겠어요? 그러면 간단해요. 여러분들 어떻게 공부해야 되냐? 우리나라의 가장 뛰어난 시인들의 마무리를 나름대로 분석해 보면 되지. 분석하면 바로 내가 말한 지점입니다. 시원하게 자기가 정리해 주는 게 마무리가 아니라는 사실. 시는 결코 그런 게 아니라는 사실. 왠지 뭔가를 생각해보게 만든다는 사실. 뭔가 시의 마무리에서 여운을 줌으로 해서 독자로 하여금 꿈틀꿈틀 감동을 받게 만든다는 사실. 이게 마무리에서 대단히 중요한 것이다. 그래서 기승전결을 제가 설명했고요. 그래서 이 기승전결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시의 예를 들면서 한번 봐보기로 하겠습니다. 제가 기승전결을 설명했기 문에 이 설명을 토대로 해서 신경림의 시, 그 길은 아름답다. 이것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1교시가 벌써 시간이 지났군요. 30분이 넘었군요. 그래서 기승전결을 제가 설명했는데요. 길게 설명했네요. 다음 시간에 시를 읽어보고 오늘 설명했던 것이 어떻게 시에 적용되고 있는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